2026년 7월 4일
언어가 벽이 되지 않는 세계
이 비전은 변하지 않는다. 바뀌는 것은 그 아래의 걸음들이다.
끝에 두고 싶은 풍경
서로 다른 말을 쓰는 두 사람이 마주 앉는다. 한 사람은 한국어로 말하고, 다른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알아듣는다.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. 통역기를 꺼내는 손도, 말이 끊기는 어색한 침묵도 없다. 그저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다.
영화 속에서 본 적이 있다. 낯선 별의 생명체와 마주쳤을 때, 무언가를 삼키는 것만으로 그들의 말이 제 언어처럼 들려오던 장면. 나는 그 장면이 농담이 아니라 예언이었으면 한다.
언젠가 그런 세계가 온다면, 그 세계의 아주 작은 조각 하나는 내 손을 거쳐 만들어졌기를 바란다.
이 여정을 걷는 방식
비전은 멀다. 멀다는 것을 안다. 그래서 나는 큰 그림을 지향점으로만 남겨두고, 발밑의 한 걸음에 집중하기로 했다.
혼자서, 작게 시작한다. 1인 개발이다. 단순할수록 좋다. 완성도보다 먼저 세상에 내놓는 쪽을 택한다.
실패해도 좋다. 다만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. 걸음마다 배움 하나는 반드시 주워 온다. 사람들이 언어의 벽 앞에서 무엇을 힘들어하는지,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.
만들기 전에 묻는다. 이번 걸음으로 확인하고 싶은 가설이 무엇인지, 한 문장으로 적어두고 나서 만들기 시작한다. 그래야 결과가 어떻든 배움이 남는다.
앱으로 만든다. 웹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가 닿기가 어려웠다. 앱은 내려받는 손끝의 문턱이 낮다.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,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이 중요하다.
첫걸음의 후보
아직 정하지 않았다. 지금까지 떠오른 길은 이렇다.
아이들을 위한 작은 교육 게임. (2026-07-04 새로 떠오른 생각) 한국의 적지 않은 초·중학교가 학생들에게 태블릿을 빌려준다. 이미 아이들 손에 기기가 쥐어져 있다는 뜻이다. 아주 단순한 언어 게임 하나를 그 손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. 아이들이 다른 언어를 넘어야 할 벽이 아니라 갖고 노는 것으로 처음 만나게 된다면, 그것은 이 비전의 가장 이른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. 학교라는 경로는 홍보의 벽을 우회하는 길이기도 하다. 이제 막 아이디어를 굴려보는 단계다.
걸음의 기록
2026-07-04 — 출발. 비전을 말로 꺼내 놓았다. 첫걸음의 후보 세 갈래를 살폈고, 기록의 틀을 세웠다. 대화 끝에 길이 떠올랐다 — 아이들의 태블릿 위에 올릴 작은 언어 게임. 다음에 할 일은 이 아이디어를 굴려 보는 것이다.